미니멀리즘이 뭘까? 단순히 물건을 많이 없애고 텅텅 빈 채로 살아가는 것일까? 나는 요즘 당근마켓에 푹 빠졌다. 처음에는 사기당할까봐 긴장했는데 다행히 이웃들은 내 생각보다 친절했다. 처음에 거래했던 건 다름아닌 20년도 더 된 시커먼 피아노였다. 그것도 업라이트라서 아주 무거운. 일단 무료로 내놓았는데, 피아노업체에서 흔쾌히 들고가셨다. 피아노가 없어진 공간을 보니 숨이 확 트였다. 와... 이 공간이 이렇게 넓었나? 그 맛을 한번 경험하니, 내가 처박아둔 물건들이 보이면 가슴이 답답해졌다. 그때부터 아마도 당근 광이 된 것 같다. 그래도, 그냥 버리는 것보단 무료 나눔이라도 하자! 싶어서 무나도 많이 했고, 팔기도 꽤 팔았다. 하루하루 넓어지는 공간을 바라보면 기쁘다. 또 불안장애가 있는 내가 거래를..